내가 살고 있는 동네,
얼마나 건강할까요?
글 _ 양민희 공공보건정책실 파트장
서울은 한 도시이지만, 건강을 둘러싼 조건은 동네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타납니다. 서울시는 2013년부터 ‘건강격차 모니터링’을 통해 자치구별 건강 수준과 배경을 꾸준히 살펴왔습니다. 이 작업은 개인의 생활 습관만이 아니라 교육·소득·주거·사회적 돌봄 등 사회적 요인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함께 봅니다. 《2024년 통계집(분석 기준 : 2023년 자료)》에서도 자치구 간 건강 차이가 여전히 관찰됩니다.
서울시 건강격차, 왜 발생할까요?
건강격차는 사회적 결정 요인(Social Determinants of Health)과 맞물려 나타납니다. WHO(세계보건기구)의 개념틀에 따르면 소득·교육·직업·성별 등 사회 경제적 위치가 물질적 환경·건강 행태·사회 심리적 요인 등 중재 요인에 대한 노출 차이를 만들고, 이러한 차이가 건강 수준의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서울의 건강격차 현황
지난 5개년(’19년~’23년) 동안 서울 시민의 평균 건강 수준은 전반적으로 향상되었습니다. 암·심뇌혈관 질환 등 주요 사망률은 꾸준히 감소했으며, 이는 조기 검진 활성화와 치료 인프라 확충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결과로 해석됩니다. 다만 사회적 취약성은 완화되지 않고 오히려 높아지는 추세로 관찰됩니다. 1인 가구 비율은 33.4%에서 39.3%로 증가했고, 기초생활수급자 비중도 함께 높아졌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고립과 경제적 불안의 확산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또한 우울증상 유병률이 3.7%에서 4.5%로 늘고,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도 소폭 상승(18.7 → 19.0)하여 정신건강 측면의 부담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간 건강 수준 격차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특히 인구 10만 명당 총 사망률(93.8 → 104.0), 암 사망률, 심장질환 사망률의 격차가 모두 확대되어, 일부 자치구에 건강 위험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건강수명 격차는 4.35세에서 3.84세로 줄어들어, 일부 영역에서는 긍정적 변화도 관찰됩니다. 그러나 기초생활수급자 비율 격차(4.3 → 6.4)는 확대되어, 사회 경제적 불평등이 건강 불평등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지속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시민들의 건강 행태 지표는 대체로 개선되는 추세입니다. 고위험 음주율은 감소했고, 주관적 건강 수준도 회복세를 보입니다. 그러나 비만율과 우울증상 유병률은 증가하여, 생활 습관 관리와 정신건강 지원의 중요성이 여전히 강조됩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서울의 건강 수준은 꾸준히 나아지고 있지만, 격차는 보다 복합적이고 구조적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고립과 빈곤, 정신건강 문제의 확대는 코로나19와 같은 사회적 충격의 여파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이며, 사망률 격차의 확대는 지역별 의료 접근성과 자원 활용의 불균형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또한 생활 환경 격차는 도시 계획, 복지, 보건의료 등 여러 정책 영역이 연계적으로 작동해야 함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서울시의 체계적 대응 : 건강격차 모니터링과 지역사회 프로파일
‘건강격차 모니터링’은 서울의 건강 지도, 우리 동네 건강 현황을 알려주는 바로미터입니다.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지원단은 WHO 개념틀을 바탕으로 모니터링을 수행해 왔으며, 지표는 초기 60개에서 현재 75개(사회 구조 요인 14개, 중재 요인 31개, 건강 결과 30개)로 확장되었습니다. 통계집 I권은 지도·도표로 지역 격차를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II권은 상세 통계로 심층 분석을 제공합니다. 2020년부터는 ‘지역사회 건강 프로파일’을 통해 자치구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자료(7개 분야 60개 지표)를 제공해, 서울 평균 대비 우리 동네의 위치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자료들은 자치구 실무자 교육·자문, 지표 개선, 데이터 활용 역량 강화에 지속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서울의 건강 수준은 꾸준히 나아지고 있지만, 격차는 보다 복합적이고 구조적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한 생활 환경 격차는 도시 계획, 복지, 보건의료 등 여러 정책 영역이 연계적으로 작동해야 함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시민 생활에 미치는 의미
이 모니터링과 프로파일은 정책과 일상의 접점에서 쓰입니다. 자치구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폭염·미세먼지 대응, 금연·절주·운동사업, 검진 접근성 개선, 방문 건강 관리 등 실행 사업을 설계·평가합니다. 예컨대 기초생활수급자 비율 격차(2019년 4.3%p→2023년 6.4%p)나 비만율 격차(11.5%p→9.5%p)를 고려해 우선순위를 조정합니다. 흡연율이 높은 지역에는 금연클리닉과 생활 습관 교육을, 사망률이 높은 지역에는 검진·치료 연계와 돌봄 지원을, 1인 가구가 많은 지역에는 정신건강 상담과 사회적 연결 사업을 강화하는 식의 맞춤형 접근이 가능해집니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총 사망률과 암 사망률의 점진적 감소가 관찰되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시는 지역보건의료계획(4년 주기) 수립에 이 자료를 근거로 활용합니다. 시민 여러분은 누구나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서울 열린데이터광장(https://data.seoul.go.kr)’에 공개된 지표를 통해 우리 동네의 강점과 보완점을 확인하고, 보건소의 금연클리닉·운동 프로그램·만성질환 자가관리 등 참여 프로그램을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건강이 곧 서울의 건강입니다. 서울의료원 공공보건의료지원단은 근거 기반 정책과 지역 맞춤 전략으로 동네별 격차를 줄여, 모두가 건강한 서울을 함께 만들어 가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