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센터
글 _ 이소원 작가임신 준비의 든든한 동반자, 서울의료원 가임센터

초혼 나이가 증가하고 임신을 고민하는 시기가 늦어지면서 임신 준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기혼 여성의 17.2%가 난임을 경험했으며, 난임 시술 현황은 2020년 대비 2024년에 31.4% 증가했습니다. 특히 가임력 저하는 나이뿐만 아니라 질병, 생활 습관과 같은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나타나기 때문에, 출산을 고려하는 분들의 사전 계획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서울의료원 가임센터는 임신 전 준비부터 가임력 보존까지, 공공의료 기반의 안전한 진료 환경에서 전문 의료진의 긴밀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관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에 겨울호 기획특집에서는 임신을 계획하는 분들을 위한 가임력 저하의 원인과 관리 방법, 난임 치료 과정에 대해 알아보고, 서울의료원 가임센터의 역할과 다양한 지원 정보를 소개합니다.
기획특집 | 인터뷰
“가임력 관리와 난임 치료까지 전문 의료진이 함께합니다”
신환 가임센터 과장, 산부인과 과장

서울의료원 가임센터, 어떤 곳인가요?
난임 치료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초저출생 시대에는 나이와 난소 기능 저하로 인해 임신을 간절히 원하는 시기에 시술하더라도 임신 성공률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환 과장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임신이 가능한 생식 능력, 즉 가임력 보존이라는 확장된 개념의 진료를 제공하는 것이 가임센터의 역할이라고 설명합니다.
“서울의료원 가임센터는 임신 준비 단계부터 난임 평가 및 치료, 가임력 보존, 난자·정자 보존, 고위험 초기 임신 관리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통합 진료를 제공합니다. 또한 내과·유전상담·정신건강의학과 등 25개 진료과 및 8개 센터와의 원스톱 협진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갑상샘 질환, 당뇨병, 고혈압, 비만 등 임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의 치료 방향을 통합적으로 제시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입니다.”
남녀 모두에게 필요한 가임력 검사
여성의 가임력 검사는 난자량을 측정하는 AMH(항 뮬러관 호르몬) 검사, 난소 상태를 확인하는 질 초음파 검사, 배란 기능과 호르몬 균형을 보는 기초 호르몬 검사(FSH, LH, 에스트라디올 등)가 있습니다. 월경 주기에 따라 필요한 검사 항목이 다를 수 있지만, AMH는 주기와 무관하게 측정할 수 있어 가임력 평가에 널리 활용됩니다.
남성의 가임력은 정자의 생성 능력, 정자 수, 운동성, 형태(질), DNA 손상 여부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결정됩니다. 기본 평가는 정액 검사로 시작되며, 필요에 따라 정자 형태 분석, 호르몬 검사, 유전자 검사 등을 함께 진행합니다.
난자·정자 냉동은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가능하며, 향후 임신을 위한 선택지를 넓혀줍니다. 특히 항암 치료나 난소·고환·부고환 수술 등으로 난자·정자 생성 기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치료 시작 전에 난자·정자를 냉동 보관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미래의 임신 가능성을 높이는 선택, 가임력 보존
“임신을 원하는 시기와 계획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남녀 모두 과도한 스트레스, 수면 부족, 흡연, 잦은 음주, 무리한 체중 감량, 불규칙한 생활은 생식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신환 과장은 가임력 보존이 미래 임신 가능성을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합니다. 특히 여성의 가임력은 30대 중반부터 빠르게 감소하고, 35세 이후에는 난소 기능과 난자의 질 저하 속도가 더욱 가속화됩니다. 이에 따라 원하는 시기에 임신하지 못하거나 난임 치료의 성공률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아, 미리 가임력 보존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임력 보존은 난자나 정자를 채취해 냉동 보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는 수정된 배아를 동결 보관할 수도 있습니다. 동결된 배아는 냉동 난자·정자만 보존하는 것보다 향후 임신 성공률을 높일 수 있어 상황에 따라 선택하고 있습니다.
시술 과정의 경우 먼저 초진 상담과 기본 검사 후 시술 일정이 정해집니다. 그 후, 약 8~14일간의 과배란 유도 주사를 통해 난포를 성장시키고, 채취된 난자를 급속 동결 방식으로 보관합니다. 전체 과정은 보통 2~3주가 소요됩니다. 정자 보존은 비교적 간단하며, 남성이 직접 채취가 어렵다면 내원하여 의학적 방법을 통해 채취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항암 치료나 난소 수술 전에는 가임력 보존이 더욱 중요합니다.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는 난소 기능이나 정자 생성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어 치료 전에 가능한 한 빠르게 보존을 진행해야 합니다.
“치료 시기가 촉박할 때는 월경 주기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 과배란을 시작하는 ‘랜덤 스타트 프로토콜(Random-Start Protocol)’을 적용해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랜덤 스타트 프로토콜은 기존의 생리 주기 의존적 방식보다 빠르게 시술을 시작할 수 있어, 암 치료 전 시급한 상황에서 특히 유용합니다.”
난임 치료, 정확한 진단과 단계별 접근 중요
신환 과장은 난임 치료는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단계별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따라서 환자의 나이, 검사 결과, 건강 상태에 따라 단계적으로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핵심입니다.
난임 진료는 초진 상담과 기본 검사부터 시작합니다. 혈액 호르몬 검사, 정액 검사, 골반 초음파, 그리고 필요 시 자궁난관조영술(HSG)이나 자궁내시경을 통해 난소 기능, 배란 여부, 자궁과 난관 구조, 정자 건강 등을 종합 평가한 후 치료 방향을 결정합니다. 이 과정은 불필요한 시술을 줄이고 가장 효과적인 치료 시점을 설정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난임 치료는 신체적·정서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서울의료원 가임센터는 필요 시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심리 지원 상담 프로그램을 연계해 정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최첨단 장비와 배양 기술, 환자 중심 진료 환경
“난임 치료는 정밀한 의학 기술과 환자에 대한 섬세한 배려가 함께 어우러져야 하는 분야입니다. 그리고 기술력 못지않게 환자가 편안함을 느끼는 환경 또한 치료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신환 과장은 서울의료원 가임센터는 생식의학 연구와 임상을 기반으로 한 첨단 시스템은 물론 환자의 심리적 안정을 고려한 진료 환경까지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합니다.
가임센터의 배양실은 체외수정 성공률의 핵심인 배아 발달 환경을 최적화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HEPA 필터 공조 시스템을 적용해 공기 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독립 배양 시스템을 도입해 배양기 개폐 시 발생할 수 있는 미세한 환경 변화를 최소화했습니다. 또한 AI 기반 Time-lapse 시스템을 통해 배아를 배양기 밖으로 꺼내지 않고도 성장 과정을 24시간 감시할 수 있어, 건강한 배아 선별에 정확도를 높였습니다. 이 외에도 난자의 상태를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는 Polscope(난자 방추사 관찰 장비), 형태가 우수한 정자를 선별하여 수정률을 높이는 IMSI(고배율 정자 선택), 배아 발달을 돕는 마이크로 바이브레이션(Micro-vibration) 배양 시스템 등 다양한 첨단 장비가 구축돼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임센터의 시술·회복 공간은 개인 침대마다 창문이 있어 자연 채광이 들어오고, 조도 조절이 가능한 조명을 배치해 환자가 긴장을 덜고 회복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대기 공간에 사선으로 비치된 소파의 동선 구조도 내원한 환자와 보호자의 심리적 부담을 줄여주는 요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