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WINTER Vol. 164
ISSUE HEALTH COMMUNICATION
기획특집

대사증후군

글 _ 이소원 작가

겨울에 조용히 찾아오는 만성질환의 근원, 대사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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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추운 날씨 탓에 야외 활동이 줄어들고, 연말을 맞아 모임과 음주가 잦아지는 계절입니다. 때문에 신체 활동이 감소하면서 대사 기능이 저하되고, 복부 비만과 혈압·혈당 상승이 동반되기 쉽습니다.

대사증후군은 복부 비만, 고혈압, 고혈당, 높은 중성지방, 낮은 HDL(좋은 콜레스테롤) 중 3가지 이상이 함께 나타나는 상태를 말합니다. 특히 대사증후군은 당뇨병과 심뇌혈관 질환, 뇌졸중 등의 만성질환 위험을 높이는 전 단계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조용한 위험’으로 불리는 대사증후군은 조기에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추운 계절일수록 몸을 더 움직이고, 건강 수치를 점검하며, 생활 습관을 바로잡는 것이 예방의 첫걸음입니다. 이번 호 기획특집에서는 대사증후군의 주요 원인과 증상을 알아보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예방법을 함께 소개합니다.

기획특집 | 인터뷰

“대사증후군은 풍요의 시대가 낳은 현대인의 병입니다”

오승민 가정의학과 과장

과식과 운동 부족은 대사 기능의 균형을 무너뜨려 혈관을 병들게 합니다. 서울의료원 가정의학과 오승민 과장은 “대사증후군은 풍요의 시대가 낳은 현대인의 병”이라며 조기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대사증후군의 원인과 증상을 알아보고, 어떻게 예방하고 관리하면 좋을지 오승민 과장의 조언을 들어보았습니다.

조용한 질병, 대사증후군의 시작

“인류는 굶주림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영양분을 지방으로 저장하는 방식에 적응해 왔습니다. 배고픈 상태에서 하루 종일 걷고 뛰어야 했던 몸이 고칼로리 음식이 넘쳐나고 활동량이 급감하는 환경에 처하면서 필연적으로 대사증후군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배는 나오고, 혈압과 혈당은 오르며, 나쁜 콜레스테롤(LDL)은 증가하고, 좋은 콜레스테롤(HDL)은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문제는 이 모든 변화가 만성적인 피로감 정도를 제외하면 특별한 증상이 없어, 대부분 건강검진을 통해서야 자신이 대사증후군임을 처음 알게 됩니다. 그래서 오승민 과장은 대사증후군을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게 다가오는 질병이라고 말합니다.

대사증후군, 어떻게 진단할 수 있나요?

오승민 과장은 대사증후군의 특성상 한 가지 수치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라며, 다섯 가지 기준을 함께 봐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진단에 필요한 항목은 허리둘레, 혈압, 공복혈당, 중성지방, 좋은 콜레스테롤(HDL) 수치입니다. 이 다섯 가지 가운데 세 가지 이상이 기준치를 초과하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하게 됩니다.

검사는 기본 혈액 검사와 혈압 측정, 허리둘레 측정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약 복부 비만이 있거나 이유 없이 만성 피로가 지속된다면 검사를 미루지 않아야 합니다. 오승민 과장은 아프지 않아도 정기적으로 수치를 확인하고, 변화 추이를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연 1회 이상 검진할 것을 권합니다. 수치의 변화는 몸 상태의 경고 신호일 수 있습니다. 대사증후군은 심혈관질환, 뇌졸중, 당뇨병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위험한 질환입니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이 향후 합병증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대사증후군의 해결책, 인슐린 저항성 개선

“인슐린 저항성은 대사증후군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문제이며, 대사증후군은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나타나는 다양한 건강 이상 신호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승민 과장은 대사증후군의 중심 원인에 ‘인슐린 저항성’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인슐린은 혈액 속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보내 에너지로 사용하게 하는 호르몬입니다. 그런데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세포가 인슐린의 신호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해, 포도당이 혈액 속에 남게 됩니다. 이에 따라 혈당이 상승하고, 췌장은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하게 되며, 시간이 지나면 췌장 기능에도 과부하가 생깁니다. 인슐린 저항성이 지속되면 복부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연쇄적으로 발생합니다. 특히 내장 지방에서 분비되는 염증 물질은 인슐린 저항성을 더욱 악화시켜,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악순환을 불러옵니다.

수면 부족은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키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증가시켜 복부비만을 유발합니다.
이처럼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수면은 대사 기능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복부 비만, 특히 중장년층 남성이 위험

내장 지방이 피하 지방보다 위험한 이유는 주로 대사 활동성과 위치 때문입니다. 내장 지방은 피하 지방에 비해 대사적으로 활발하여 염증성 물질이나 유리지방산과 같은 해로운 물질을 더 많이 분비합니다. 이러한 물질들은 간과 췌장 등 주요 장기로 직접 유입되어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지방 대사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이는 제2형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등의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이는 핵심 원인이 됩니다. 오승민 과장은 내장 지방이 복강 내 장기 주변에 쌓이며 장기를 압박하고, 염증 유발 물질이 장기 기능을 훼손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비만보다 내장 지방이 많이 쌓인 복부 비만과 거미형 체형이 건강에 더 치명적입니다.”

대사증후군은 남녀 모두에게 발병하지만, 특히 중장년층 남성에게서 유독 많이 나타납니다. 남성 갱년기와 연관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승민 과장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감소가 주원인인 남성 갱년기는 대사증후군의 발병 위험을 높이고, 대사증후군은 다시 남성 갱년기 증상을 심화시키는 상호 연관성을 가진다고 설명합니다.

“테스토스테론은 근육량 유지, 지방 분해, 인슐린 감수성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입니다. 이것이 부족해지면 내장 지방이 늘고,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며, 결국 대사증후군으로 이어집니다.”

갱년기를 겪는 남성은 복부 비만과 함께 피로감, 체력 저하, 우울감, 집중력 저하, 수면 장애 등을 동시에 경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남성 갱년기가 진행되면 혈중 중성지방이 증가하고 좋은 콜레스테롤(HDL)은 감소해 동맥경화의 위험도 커집니다.

무너진 생활 습관이 불러오는 악순환

오승민 과장은 수면 부족은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키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증가시켜 복부 비만을 유발한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수면의 양과 질이 떨어지면 우리 몸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과식·야식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특히 밤늦은 시간의 불규칙한 식습관은 혈당과 지방 축적에 영향을 주어 대사 기능의 균형을 무너뜨립니다. 또한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활성화되고, 식욕 조절 기능이 무너져 고칼로리 음식이나 단 음식을 더 찾게 됩니다. 피로가 쌓일수록 운동량은 줄고, 활동량 저하는 다시 체중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불러옵니다.

“장기간 신체 활동이 부족하면 근육량이 줄고 기초대사량이 낮아져 지방이 쉽게 축적됩니다. 이러한 생활 방식이 반복되면 복부에 지방이 쌓이고 인슐린 저항성이 올라가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이상이 한꺼번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결국, 규칙적인 식사와 충분한 수면, 꾸준한 운동으로 생활의 균형을 지키는 것이 대사증후군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대사증후군의 예방법과 약물 치료

대사증후군은 꾸준한 ‘관리’가 중심이 되는 질환입니다. 하루 세 끼를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섭취하고, 단순당이나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은 섭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물보다 건더기를 중심으로 먹고, 짠 음식, 가공식품, 젓갈류 섭취를 제한하면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또한 하루 30분 이상, 주 5회 이상 빠르게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을 실천하면 복부 비만 감소와 혈당 조절에 효과적입니다.

“무엇보다 꾸준함이 중요합니다. 단식이나 과격한 운동보다 하루 30분 걷기를 매일 이어가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여기에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를 병행하면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오승민 과장은 흡연과 음주는 해로운 효과를 증폭시켜 심혈관 질환과 암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인다고 경고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흡연은 인슐린 기능을 방해하고 혈당 조절 능력을 떨어뜨려 대사증후군의 위험을 높입니다. 음주 또한 중성지방을 높이고 복부 비만과 고혈압, 당 조절 장애를 악화시킵니다.

대사증후군의 기본 예방법은 식이조절과 운동이지만, 모든 환자가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 충분한 것은 아닙니다. 오승민 과장은 식단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을 3~6개월 이상 실천했는데도 혈압·혈당·콜레스테롤이 목표 수치에 도달하지 않는다면 각 위험 요인에 맞춘 개별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기획특집 | 줌인

일상 속 작은 실천으로 대사증후군을 예방하고 건강을 지켜요!

대사증후군은 눈에 띄는 증상이 없어도 심각한 합병증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가정의학과 오승민 과장의 조언을 바탕으로, 대사증후군을 예방하고 건강을 지키는 생활 속 실천법을 소개합니다.

왜 대사증후군은 관리가 중요할까요?

대사증후군을 방치하면 당뇨병은 물론 혈관 기능이 서서히 손상되면서 뇌졸중, 심근경색과 같은 심뇌혈관 질환의 발병 위험이 높아집니다. 또한 복부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은 유방암, 대장암 등 일부 암 발병의 주요 요인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평소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여 체중을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금연과 절주는 대사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반드시 실천해야 할 기본 수칙입니다. 혈관과 장기의 부담을 줄여주는 생활 습관 개선은 대사증후군을 예방할 뿐 아니라, 이미 위험군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도 주요 합병증 진행을 막는 핵심 전략이 됩니다.

대사증후군 예방을 위한 올바른 식습관!

첫째, 적절한 열량 섭취 칼로리를 필요 이상 섭취하면 남는 에너지가 지방으로 저장돼 복부 비만과 체중 증가로 이어져요. 식단 양을 조절하고, 과식과 야식을 피하는 것이 중요해요.

둘째, 필수 영양소 고르게 섭취하기 특정 음식에 치우친 식단은 대사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어요. 곡류, 채소, 과일, 단백질(어육류), 유제품 등 5대 식품군을 골고루 섭취하여 영양 불균형을 막아야 해요. 특히 섬유소가 풍부한 잡곡, 채소, 콩류는 혈당 조절과 포만감 유지에 도움이 돼요.

셋째, 규칙적으로 식사하기 불규칙한 식사는 우리 몸을 ‘기근 상태’로 착각하게 해서, 다음 식사 때 더 많은 지방을 저장하게 만들어요. 하루 세 끼를 규칙적으로, 일정한 간격으로 식사하는 것이 체중 관리와 혈당 안정에 도움이 돼요.

넷째, 나트륨과 단순당 줄이기 국물 위주의 식사, 가공식품, 인스턴트 음식, 젓갈류 섭취는 염분 과다로 이어져 혈압 상승의 원인이 돼요. 국물보다 건더기 중심으로 먹고, 단 음료, 과자, 빵, 떡 등 정제 탄수화물과 단순당 섭취를 줄이면 대사증후군 예방에 효과적이에요.

다섯째, 건강한 ‘물 습관’ 들이기 식간에 물을 충분히 마셔 체내 순환을 돕고, 갈증을 음료나 커피로 해결하는 습관을 줄이는 것이 좋아요. 탄산음료나 달콤한 음료 대신 물을 마시는 것이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실천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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